한글학교
2016년 프랑스 한글학교 교사 연수회
- 재외동포 한글교육에서 한국의 희망을 읽다-
프랑스 해외통신원 디종 노선주 한글학교장 글
스터디코리안 사이트에서발췌
2016년도 프랑스 한글학교 교사 연수회가 11월25일(금)부터 27일(일)까지 2박3일 동안 프랑스 남서 쪽에 위치한 툴루즈(Toulouse)에서 열렸다. 프랑스 한글학교 협의회(이장석 회장)이 주최, 주불한국대사관과 교육원(이부련 원장)이 후원하는 이번 교사 연수회는 툴루즈 한글학교(김지영 교장)이 주관하고 재외동포재단이 후원하였다. 프랑스 내 13개 학교 50명의 교사와 10명의 강사와 재외동포재단 관계자가 참여하였다.
▶︎ 화합과 단결의 장
2016년은 '프랑스 내 한국의 해'였다.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양국 간 문화, 예술, 교육 교류 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졌던 한 해의 끝에 치러지는 프랑스 한글학교 연수회는 그런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한불상호 교류의 해'란 대한민국이 프랑스와 교류를 시작한 130여 년 동안 이루어진 양국 간의 다양한 정치,경제, 사회, 문화적 교류를 기념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급성장과 함께 프랑스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저변에는 어떤 힘이 숨어 있을까 ? 문화의 나라 프랑스에서 한류가 꽃이 피고, 그 열매를 거두며, "한국의 해"라고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이 뒤에는 한인사회와 우리 재외동포들이 그 중심에서 한국문화의 전도사로서 프랑스에 한국문화를 전파하는데 앞장을 서고 혁혁한 기여를 해왔음을 볼 수 있다. 더해서, 한인 사회의 중심에 재외동포 자녀 한글교육을 비롯한 한국문화, 한국역사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힘을 기울여 온 프랑스 내 13개 한글학교의 역할을 잊을 수 없다.
외교부 2011년 재외한인 현황에 따르면 유럽 국가 중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들은 영국(46,829명), 독일(31,518명), 프랑스 (12,684명) 등이다. 입양, 유학, 취업, 주재원 등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유럽이민이유를 밝힐 수 있다. 유학생 위주의 프랑스 한인은 그 숫자가 많지 않은데도 이 모든 교류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이는 교민들의 역할이 지대하다. 특히 재외동포자녀 교육의 산실인 한글학교에 주목하는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1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한글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130주년 행사들은 단결과 화합의 슬로건 아래 수백개의 행사를 성공리에 치를 수 있었다.
이에 대미를 장식하는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 한글학교 글짓기 대회> (주불 한국대사관 교육원) 시상식은 많은 한글학교 학생들이 참가하여 한불수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있었다. 상호국 이해에 폭을 넓히는 시간이 된 뜻깊은 이 자리는 갈등과 반목이 지배하는 세계 구도에 이해, 협력, 화합을 문화와 교육을 통해 이루어 나갈 수 있음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 교사 역량 강화의 장
<교학상장>이라는 고사성어로 세미나 개회사를 연 이장석 프랑스한글학교협의회장(몽펠리에한글학교장)은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진보시켜 준다는 뜻을 지닌 옛말에서 교육의 본질을 찾고자 한다. 제자에게 가르쳐 주거나 스승에게 배우는 일이 자신의 공부를 진보시켜 준다는 구절은 한글학교 교사들에게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화두를 던졌다.
학생지도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 하나인 읽기 분야의 체계적인 교수법 강연인 <한국어 읽기 교수법>(김은애,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은 한국어 읽기 수업이 전체 교육 과정 안에서 말하기, 듣기, 쓰기 등의 다른 언어 기술과 어떻게 통합적으로 교육되어야 하는지 설명함으로써 읽기 수업의 실제적인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
"한국인들, 그것이 궁금하다"라는 독특한 물음으로 강연을 연 <한국인의 의식 구조와 가치관>(배재원,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가 첫날 이어졌다. 특히, 배교수는 한국인의 '우리'의식, 한국인의 '가족주의', 나이와 서열을 중시하는 한국인, 한국인의 '빨리빨리'문화, 한국인들의 음주문화, 한국인의 사회윤리를 결정한 종교인 유교 등을 통해 한국 사회문화의 특징을 설명한다. 한국문화의 원류를 이해하는 폭을 넓힘으로써 한국문화 전달자로서의 한글학교 교사의 역량 강화에 특히 도움이 되었다.
26일로 이어진 강의로는 수업 내용 사례 발표를 통해 파리한글학교 유치부 씨앗2반(만4세반) 방지현 교사의 발표로 시작되었다. 한글학교 교사라면 누구나 처음 던지는 질문인 "좋은 수업이란 어떤 것인가?"를 수강자들에게 묻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종이접기로 접근하는 문화수업>(보르도 한글학교 교사 김영은)은 종이접기를 통해, 한국 상징들 소개, 명절활동 사례를 보여줌으로서 한국문화를 학생들에게 재미있게 접근하게 하는 교수법을 소개하였다. <다 함께 배우는 민속춤>(이현옥 국악 지도사)는 우리 민족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서와 감정의 표현인 장단과 춤을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한 긍지를 가지게 하고 애착심을 기르는데 주목한다. 우리나라 민속춤을 감상하고 추어봄으로써 민속춤에 친근감을 가지게 하며 우리의 민족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간에 정신적 공감을 통해 동질감을 나누고 우애와 공동체 의식을 다지게끔 한다. 강강술래의 수업 활동 지도 방법은 참여하는 교사들의 즐거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연수는 지난 해 파리에서 일어났던 테러의 영향으로 <학교현장 등 테러대응 사전 준비 지침>(이부련, 주불 한국대사관 교육원장)을 전달하였다.
<한글학교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능력시험 지도 방안>(김은애,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을 통해 능력시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다음으로 <한국어 강의실에서의 문법용어>(권용해, 라로셀대학교수) 시간에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어 학습자의 수준 향상에 따른 문법용어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문법용어 통일에 대한 논의를 함으로써 한국어로서 외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좀 더 심화된 한국어 문법을 가르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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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연수에는 동해표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강연과 독도에 대한 강연을 마련(신우식 일등서기관)하여 재외동포가 한국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역사를 해외에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다시 한 번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한국의 세계기록유산-한국은 원래 IT 강국이었다>(배재원,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는 유네스코 기록유산을 통해 한국인의 역사에 나타난 활자, 문자, 인쇄술 등의 우수성이 현대까지 이어져 IT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는 강연을 하였다.
▶︎ 투명성과 소통의 장
재외동포재단 설명회(김봉섭, 재외동포재단 교육지원부장)에서는 전세계 한글학교 현황 및 재단사업설명을 설명받았다. 특히, 외국인 학습자 비율이 높은 프랑스 한글학교 특성에 따른 한글학교 발전을 위한 '찾아가는 한글학교'(분교)를 제안하며 한글학교 울타리 밖 재외동포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쏟고 한인사회가 그동안 배출한 인재들을 찾는 계기를 마련하길 당부했다. 또한 재외동포 위상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프랑스 내에서 현지사회 네트워크를 통한 한글학교 기반을 구축하는데 힘써줄 것을 제안했다. 또한 재외동포재단의 교사인증제 도입의 배경을 설명하고 참여를 권장했다.
이번 연수회에서는 참석자 전원이 벌이는 대토론회를 통해 <프랑스 내 한글교육의 효율성 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프랑스내 한글교육의 효율성 증진 방안>을 논의한 참석자 전원 대토론회에서는 참가교사들을 비롯해 재불한국대사관 이부련교육원장, 재외동포재단 김봉섭 부장이 자정까지 계속되는 토론회에 참석하여 교사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였다.
대토론회를 통해, 보르도 김효성 한글학교 교장은 재외동포재단에서 실시하는 한국 교사 초청연수에 참가해 한글학교 교사로서 다시 한 번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깊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여러 교사들은 질의시간을 통해 초보교사로서의 애로점, 교육자료 지원 문의, 한국어 강사 자격증 시험을 재외동포 한글학교 교사로서 응시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김봉섭부장은 한글학교 교사들의 다양한 질문에 한국어 교육과 관련한 한국 내 변화를 투명하게 교사들에게 전달하고 하나 하나의 질문에 성실하고 현실적인 답변을 전했다. 특히 재외동포 자녀 한글교육 기관으로서의 정체성과 관련한 재외동포재단의 입장을 솔직하게 토로하였다. 재외동포재단 지원 사업의 배경과 교사 인증제 도입에 대한 원인과 배경 설명에 자리에 참석한 많은 교사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냈다.
한글학교 성장 배경에 따른 재외동포 재단 지원 사업의 원론적 이야기부터 프랑스 현실에 따른 맞춤형 사업 제안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한글학교 관리자인 교장 뿐 아니라 교사들의 이해를 도와 많은 호응을 얻었다.
▶︎ "우리 말과 우리 글이 다음 세대를 이어줍니다“
이번 프랑스 한글학교 교사 연수회는 한인 차세대 육성과 한민족 정체성 유지를 위해 프랑스 13개 한글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섬김의 자세로 연수회를 조직한 프랑스 한글학교 협의회와 툴루즈 한글학교(김지영 툴루즈 한글학교장)의 일사불란한 모습은 바로 민간자생단체인 한글학교가 그동안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프랑스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는 원동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주불대사관 측에서 마련한 오찬에는 툴루즈의 명물 까술레가 등장하였다. 콩과 오리고기, 소시지가 어울어진 까술레는 민간자생단체인 한글학교, 한국정부를 대표하는 주불한국 대사관, 그리고 한글학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재외동포재단의 협력처럼 민과 관이 함께 하면 추운 겨울을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느끼게 했다.
교장연수 초청 보고를 한 서제희 리옹 한글학교장은 설명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더 이상 중국인이나 다른 아시아인이 아닌 당당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프랑스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차세대를 주도해갈 수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연수회를 마감했다.
"우리 말과 우리 글"을 통해 100여년 이상의 해외이민사를 이어 온 힘, '한글학교'. 문화 최강국 프랑스에서 "한글학교" 넉 자의 이름을 곳곳에 새겨 온 40년 프랑스 한글학교의 역사.
지난 근대 한국이 60여년 만에 세계 경제 최고성장을 이룩해 온 저변에는 한국인의 시민정신과 공동체 화합 정신이 있었다. '나'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하고 상생의 기치 아래 단합된 모습으로 프랑스 한글학교의 모습을 보여준 이번 연수회는 40여년의 짧은 세월 동안 한인 사회 주요 거점 코뮤니티로서의 한글학교의 위상을 재고하는 자리가 되었다. 재외동포 2세 교육에 확고한 뿌리를 두고, 차세대의 역량을 강화하고, 한국 문화 성장의 원동력의 힘으로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한글학교 모습에서 한국의 희망을 읽어본다.